땅(대지)

대지는 지리산 자락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있다. 대지로 가려면 먼저 함양 군청에서 시작하자면 상림공원 입구를 지나 대맛길을 따라 올라오면 오랜 시간을 품은 울창한 상림숲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연꽃과 양귀비꽃으로 뒤덮힌 넓은 밭을 지나게 된다. 숲길과 꽃길 사이위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월암천으로 이어지고 곧 볕이 많이 든다는 다볕길이 나오게 된다.다볕길에 들어서면 대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대지는 남쪽을 향해 넓게 펼쳐져 있어서 볕을 맘껏 즐길 수 있다.대지 아래로는 망월마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저 멀리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한 폭의 풍경화를 위해 말쑥이 단장하고 기다린다.

자리잡기/덩어리만들기

이 집은 배치에 있어 향(조망,채광)을 우선으로 하고, 도로에서 대지로 접근 할 때 시각적 집의 투시도 각(72°)과 선을 고려해서 작업을 시작했다.그 결과 시야권의 멀리서는 아래의 망월마을 버스정류장에서 계절 따라 변하는 주위의 색들에 의해 보색과 인근색으로 번갈아 되는 붉은 콘크리트와 동판은 잘 어우러져 드러나고 보이고 가까이 다볕길에선 대문과 지붕이 서향의 지는 해를 머금어서 역광으로 반짝이게 된다.땅 위에 집을 어느 방향으로 놓을 것인가라는 건축가의 고민이 건축이라 할 수 있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무거운 지는 들어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경치만 즐길 것인가? 햇빛도 맞이할 것인가? 시원할 것인가? 추울 것인가? 바람은 잘 통하는가? 등등의 수많은 이러한 통속적 질문들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집에서 가장 중요한 ‘통속적 가치’의 비중도 랄까.그리고 예쁜가? 주변과 어울리는가? 내부공간이 남다른가? 재료가 어떠한가? 등의 조금 건축 현학적(계획적)인 문제는 그 다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 후자에 의해서 건축의 가치와 평가를 논하는 게 현실이지만..집은 사람을 위해서 짓고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지, 그 외 다른 이유는 없다. 따라서 그 속의 사람이 보고, 느끼고, 즐기는 편안한 장소이여야 한다.이러한 내부의 장소는 외부의 장소가 어떠한 주변 환경 속에 있냐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것이다.이러한 기본적 배경으로 이제 땅 위에 부는 바람부터 시작한 자연적 환경과 물리적 환경을 알아보고 그 중 집 속에 담을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모으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내려 본 겨울 지리산과 그 주변의 들과 마을은 마치 울퉁불퉁 거대한 부정형 고체덩어리를 덮어서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게 하는 보자기처럼 땅 껍질로 덮혀서 한 덩어리가되어있다.즉 산도 들도 운동장도 같은 연속된 껍질속의 부정형 덩어리이며 단지 그 속의 고체 덩어리에 의해 높고 낮음이 평평함과 경사가 만들어진다.이 생각은 집이라는 고체 덩어리를 땅껍질 속에 넣고 불쑥 올라온 형태는 멀리 마주보이는 지리산을 닮게 하려는 작업을 시작하게끔 했다.그것은 덩어리 작업에서 재료의 선정까지 이어 졌고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진 공간이동 또한 같은 생각으로 이루어 졌다.만들어진 덩어리의 조형성 보다 내부공간에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며 현관문에서 2층 방까지 사선의 수직이동과 그 시퀀스(Sequence)에 역점을 두어, 작은 공간들의 시나리오(scenario)를 엮어나가게 했다.내부의 공간은 외부의 덩어리와 무관하지 않다.사각의 평면에도 여러 개의 서로 다른 형태를 띤 내부를 만들고, 한 덩어리로만 수직상승의 공간변이를 분리시켜서 기능과 내부 공간변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외부공간의 내부유입 등을 이끌어 낸다.하나의 덩어리는 정남향으로, 또 다른 하나는 도로면에서의 투시도적 시각방향으로 돌려서 이 둘을 땅에서 하늘로 이륙하는 덩어리에 붙여서 하나의 또 다른 지리산 덩어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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